“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상태로 서로에게 잘 가라고 인사할 때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대신, 주께서 이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배우길 원하시는지 알기를 원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에서 온 선교사 101명이 고국으로 귀국하게 되었을 때, 서울 선교부 회장의 아내인 앤 테일러 자매가 전한 말이다.
서울, 서울 남, 부산 선교부 선교사들은 2월 21일부터 제일회장단의 지침에 따라 선교사 숙소에서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약 2주 후인 3월 7일에는 해외에서 온 모든 선교사들이 자신의 조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해외에서 봉사하던 한국인 선교사들은 국내로 돌아왔다.
이제 각 선교부에서는 40명 내외의 한국인 선교사들이 봉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별로 매일 밤 하루를 마칠 때 화상 회의를 열어 서로 간증을 나누기도 하며 신앙을 확고히 한다. 변화된 환경에서도 선교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선교 사업에 온 마음과 정성과 생각과 힘을 충실히 쏟고 있다.
계속해서 계시로서 인도되다
“처음에는 그저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서울 남 선교부에서 봉사하고 있는 오의철 장로는 당시를 회상했다. 미국에서 봉사하던 당시 그는 그동안 길거리 전도나 가정 방문, 회원 방문 등을 통해 복음을 배우고자 하는 이웃들을 찾곤 했지만, 코로나19로 귀국한 이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것만 같았다. 누군가를 만날 수도 없고, 교회 건물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많은 선교사들은 걱정이 앞섰다.
오 장로와 동반자는 함께 주님께서 자신들이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지 알기 위해 경건하게 주님의 계시를 구했다. 얼마 후에 자신들의 앞에 놓인 휴대폰이 눈에 크게 들어왔고, 휴대폰을 열고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전화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나의 복음을 전파하라: 선교 사업 지도서』에 나오는 원리들을 기초로 하여 전화를 받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고 복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전화로 복음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이 시기에는 주님의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부산 선교부 어유진 자매 선교사는 이렇게 전한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님의 일은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선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노력할 때, 주님은 우리가 선교 사업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계시하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재능을 활용하여 온라인에서 복음 메시지를 전하다
코로나19 이후 페이스북을 접속해 보면 여러 선교사들의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자가 격리된 선교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활용하여, 자작곡 연주, 찬송가 중창, 악기 연주, 재치 있는 영상 등으로 복음 메시지와 간증을 전한다. 이러한 시도들은 단순히 이웃들의 관심을 끄는 것뿐만 아니라 선교사들의 일상을 창의적이고 다채롭게 하고,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복음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산 선교부에서 영상 편집을 돕고 있는 윤영도 장로는, “사랑하는 선교사들의 재능들을 보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편집 과정에서도 매번 행복함을 느낀다.”라며 새로운 방식을 통한 선교 사업의 기쁨을 나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던 영어 회화 반도 온라인으로 재개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봉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선교사들은 귀환 조치되었다. 그중 일부 외국인 귀환 선교사들이 영어 회화 반을 지속하고 있으며, 회원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회원과 소통하고 함께 일하다
미국에서 봉사하다가 갑작스레 귀환하게 된 서울 동 스테이크 김예지 자매는, 외국에 거주하시는 부모님과 군 복무 중이었던 오빠의 도움으로 국내에 거주할 집을 구했다. “갑자기 귀환하게 되어 슬픈 마음이 들었지만 선교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르칠 사람을 찾는 것이 힘들지 모르지만 회원인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선교 사업에 참여하면 한계가 있더라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선교부에서 영어 회화 온라인 방송을 돕고 있는 김유겸 장로는 이렇게 전한다. “귀환한 선교사들이 여전히 한국 사람들을 사랑하고 기꺼이 함께 참여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선교 사업에 대한 소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과거 그들이 만났던 이웃들로부터 인사 메시지를 받을 때면 더 큰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또한 김혜민 자매와 원이화 자매 선교사는 “평소 오프라인 영어 회화 반에서는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는데, 온라인 영어 회화 반에 회원 여러분이 함께 참여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선교사의 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낍니다.”
“숙소에서 온종일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낙담하는 기도를 감사하는 기도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부산 선교부 송유진 자매 선교사는 얼마 후에 여전히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회원들과도 더 자주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어떤 교회 회원 분께서, 꺼져 가던 신앙의 불빛이 선교사들과의 복음 토론을 통해 다시 타올랐고 토론 시간이 기대되고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도 주님의 영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사업은 결코 좌절되지 않으며 멈추지도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 MTC(선교사 훈련원)의 시작이다.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등 해외에만 있는 MTC에 갈 수 없게 된 선교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동일한 훈련을 받았다. 참고로 해외에서 봉사하도록 부름받은 선교사들은 온라인 MTC를 마치고 국내 선교부에서 임시로 봉사를 시작했다.
온라인 MTC를 마치고 임지에서 봉사 중인 경기 스테이크의 윤소은 자매는 이렇게 소감을 전한다. “집에서 MTC 과정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보 MTC가 어떤 곳인지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단점은 잘 모르겠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 토론 연습을 하면서 회복의 메시지를 다루었는데, 저는 첫번째 시현에 대한 더욱 강한 간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MTC 교사인 남나래 자매는 “솔직히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우리 선교사들을 준비시키셨는지, 그리고 얼마나 신뢰하고 계시는지 알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유혹과 방해 요소가 많은 상황이라 선교사 생활과 목적에 따라 생활하는 게 많이 힘들었을 터인데도 우리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지닌 신앙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저도 교사로서 제한된 환경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 더 많이 준비하고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발전할 수 있었어요. 큰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 시기였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께서 어떻게 그분의 자녀들을 통해서 일하시는지 다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부산 선교부 박승혁 장로는 “최근 온라인 선교 사업을 하면서 복음을 배우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온라인 선교 사업을 위한 노력과 회원들의 노력이 더해져서 코로나19 이전과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시대에 발맞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계시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회원들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의 간단한 참여도 도움이 됩니다. 온라인의 특성상 보다 많은 분들이 시청하고 공감 버튼이나 댓글을 달아 주실 때 더 많은 게시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