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습관을 버리고 변화를 선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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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테이크 박정은 자매

중, 고등학교를 미션스쿨로 다녔던 나는 어린 시절부터 기독교 가르침에 익숙했다. 더불어 대학은 불교 재단의 학교로 진학하게 되어 불교의 가르침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이런 환경 덕에 ‘종교’라는 것은 젊은 시절 나의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다양한 종교 집회소를 방문하여 교리 공부를 하곤 했고, 누군가로부터 ‘몰몬교(비회원이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를 이르는 별명)’에 대해 듣고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적도 있었다. 10년 전쯤, 고모의 권유로 세례를 받고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신실한 신앙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지난 해 10월,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10년간 다닌 성당에 몇 달째 나가지 못했다. 문득, 특별한 이유없이 ‘몰몬교’가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인터넷에서 교회를 검색하여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웹 사이트에 접속했다. 교회 웹 사이트에는 선교사에게 연락처를 남길 수 있는 링크가 있었고 그곳에 연락처와 주소를 남겼다. 곧 선교사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서울 동대문에 있는 집회소에 방문하게 되었다.

교회는 오래되어 보였지만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환영해 준 선교사님들에게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사전에 교회의 역사 및 교리와 관련된 궁금한 점 약 열 가지를 준비했고, 이에 대해 선교사님들에게 하나씩 질문하기 시작했다. 삼위일체에 대한 교리, 신권과 관련된 의문점, 선지자라고 하는 조셉 스미스라는 인물 등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날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곧 선교사님들과 몇 달 간의 복음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신중하게 교회의 교리를 계속해서 공부했고 몰몬경은 물론, 교리와 성약도 읽었다. 경전의 내용은 쉽지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내용은 정말 하나님의 말씀이구나.’라고 느꼈다. 특히, 교리와 성약의 가르침은 조셉 스미스에게 주신 계시의 내용임에도, 마치 나에게도 주시는 말씀처럼 와닿았다. 오랜 시간 여러 종교의 교리를 공부했지만, 선교사님들과 복음 토론을 할수록 이 교회에서 가르치는 복음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의 복음이며, 이 교회가 회복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확신이 들었다. 처음 집회소를 방문하면서 마음에 품었던 모든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니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회복되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가장 중요했다.

회복된 복음에 대한 확신에도, 아직은 침례를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10여 년간 지혜의 말씀과 관련된 습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 오래된 생활 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혜의 말씀과 다른 계명을 기꺼이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그렇게 차일피일 침례 결심을 미루다 해가 바뀌고 2021년이 되었다.

3월 초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는데, 20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왔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강가처럼 보이는 곳에 서 계셨다.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물로 인도하셨고 우리는 물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마치 직접 어머니를 만난 듯, 생생한 꿈이었다. 잠에서 깬 후에 “엄마가 대리침례를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꿈을 계기로 나는 침례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나는 침례를 계기로 오래된 습관을 버리고 변화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침례와 성신의 은사를 받으면 주님께서 내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시리라 믿었다. 나는 용기를 냈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3월 14일에 동대문 와드에서 마침내 침례를 받았다.

침례를 받은 후에 나의 일상은 달라졌다. 나는 매일 ‘와서 나를 따르라’를 공부하고 세미나리 교재로 몰몬경과 교리와 성약을 공부한다. 또한, 종교교육원 ‘처음 읽는 몰몬경’ 과정을 수강하면서 경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경전을 공부하면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는지, 삶에서 성신의 인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따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넓어지게 되었다. 또한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계명을 지키고 유혹을 이겨낼 영적인 힘을 얻게 되었다. 나는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 교리와 성약을 읽던 중, 20편 69절의 “경건한 행실과 말로써 … 주 앞에서 거룩하게 걸으며”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침례 후에 합당한 생활을 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기에 하나님 앞에서 행실과 말로써 거룩하게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이 구절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능력으로 계속해서 변화되고 끝까지 견뎌 마침내 주 앞에서 거룩하게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