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길은 세상의 학문이 아닌 복음에 있었다

두 갈래 길에 서있는 소녀

서울 남 스테이크 청년 독신 그룹 정민규 형제

나는 어릴 때부터 역사와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나는 여기에서 주로 ‘저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역사 속 인물들을 공부하며 “나는 적어도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곤 했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옳음’의 기준이 무엇인지, 내 삶을 어떠한 방향으로 항해해 나가야 하는지 정말 알 수 없었다.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고자 내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논어, 맹자 등 동양철학 서적부터 각종 불경까지 밤새 읽었다. 물론 이러한 가르침이 좋은 내용이라는 것을 알았고 명상할 때 편안한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하나의 문장이나 교리를 두고 해석이 다양했고 무엇이 정확한 진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진리에 대한 갈증은 계속 해소되지 않았다. 오랜 탐구 끝에 나는 결국 정답(正答)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불교든, 유학이든, 어떠한 세상의 철학이 되었든 이는 삶에 관한 여러 해답(解答) 중 하나이며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관 중의 하나라 생각하기로 했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던 2018년 여름, 길을 가던 중에 한 외국인 선교사가 내게 인사하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그들이 특정 교회의 선교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복음을 배워보겠냐는 선교사들의 권유에 흔쾌히 응했는데, 이 교회에 다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들의 교리가 무엇인지, 그들은 무엇을 옳다고 여기는지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교회의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을 것이고, 관조하는 위치에서 그들의 교리만 학문적으로 이해한 뒤 떠나겠다고 여겼다.

예상과 달리 선교사들과의 복음 토론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토론을 마치고 헤어지면서 선교사들은 내게 몰몬경을 건네며 자신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참된지 기도해보라고 했다. 나는 고전 한 권 읽는 것처럼 몰몬경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이 책 안에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관과 삶의 방식들이 담겨있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교회의 교리에 관심이 생긴 나는 첫 번째 복음 토론을 했던 바로 그 주에 안식일 모임에 참석했다. 선교사님들과 복음 토론을 이어가는 한편 종교교육원에도 참석하며 더 깊은 교리를 공부했다. 경전을 공부할수록 이 복음 안에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혼자서 고민하며 스스로 옳다고 결론 내렸던 가치와 교훈들과, 그리고 그 이상의 놀라운 가르침이 풍성하게 담겨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교사님들은 내게 침례를 받도록 권유했다. 하지만 교회 회원이 되어 계명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결정은 아주 엄중한 일이며 의무가 수반되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며 1년은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에 몰두해야 했는데, 어느 날 선교사님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몰몬경을 읽는다면 더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조언해주었다. 공부하느라 일 분 일 초가 아까운데 몰몬경을 읽으라니,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교사님의 권유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몰몬경을 읽자 놀랍게도 나는 더 맑은 정신으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 마저 느껴졌다.

이러한 느낌이 성신의 느낌이라는 것을 인식한 순간, 이 복음이 그저 ‘학문’의 일종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영적인 확신이 들었다. 잘 짜인 하나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던 구원의 계획이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며 실제로 나를 위해 준비된 계획이라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또한 역사상의 위인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던 예수님은 오롯이 나라는 사람을 위해 속죄하신 구주라는 진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러한 느낌을 간직하고 싶었다. 하나님의 영을 더욱 가까이 느끼고 싶다는 큰 소망이 생겼다. 성신이 주는 이 느낌과 계속 함께할 수 있다면 더는 침례를 미룰 이유가 없었다. 2018년 9월 30일, 나는 침례를 받고 진리의 길을 선택했다.

끝까지 견디는 길에 있는 나는 최근 축복사의 축복문을 받았다. 내게 약속된 축복들은 정말 아름답고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약속된 축복을 누리기에 합당할까? 내가 충분히 노력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들었다. 하지만 몰몬경을 읽으며 “사람이 그가 가진 힘보다 더 빨리 달음질함이 요구되지 아니”하며 “지혜와 질서 안에서“ 부지런히 그분의 것을 구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모사이야서 4:27 참조) 예전의 나는 세상의 학문에서 진리를 구하느라 방황했지만, 이제는 진리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주님의 명철을 의지하고 나를 위해 마련하신 그분의 방편과 시간표를 신뢰하며, 묵묵히 이 길을 걸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