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 스테이크 부천 와드 김민서 자매
“이곳이 제가 평생 몸담을 참된 교회라면 여기 계속 앉아있게 해주시고, 참된 교회가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가게 해주세요.”
이는 내가 2017년 초부터 6개월간 교회 세 곳을 전전해가며 드렸던 기도 내용이었다. 원래 나는 독실한 장로교 신자였던 어머니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다. 성인이 되어 여러 교회의 기도 모임, 철야 예배, 성가대 등에 참여하며 하나님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을 얻었지만, 정작 ‘평생 몸담을 교회’라고 할 만한 교회는 오랜 세월 찾지 못하고 있었다.
‘몰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4년 전, 사업 파트너로 김정구 형제를 만났을 때부터였다. 나는 커피 애호가로, 하루 서너 잔씩 커피를 마셨다. 달콤한 커피 한잔은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위로와 같은 것이었다. 김정구 형제에게도 커피를 권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몰몬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처음에는 다소 감정이 상하기도 했으나 ‘도대체 몰몬은 어떤 사람들이지?’하는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몰몬에 대한 주변의 편견 섞인 평가와는 다르게, 그는 가정에 충실하고, 신념을 굳게 지키려 하며,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한 봉사를 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레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와 알고 지내길 2년째, 김정구 형제는 내게 선교사를 만나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였다. 평일에 선교사와 한 번 만난 후, 계속된 호기심에 혼자서 일요일에 교회를 방문했다. 용기를 내어 예배당에 들어섰지만, 생소한 예배 형식과 찬송가 등 다른 분위기가 낯설었다. 무엇보다도 다른 교회에서 해주던 것과는 달리, 그곳에선 아무도 손을 잡아 주지 않아 다소 멋쩍어 그냥 나오게 되었고, 교회에 대한 호기심은 식어버리는 듯했다.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나는 여전히 참된 교회를 찾고 있었다. 2017년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기도를 드리며 몇 개월간 다른 세 교회에 참석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선교사들이 보낸, 부천 와드 신축을 축하하는 문화의 밤 행사에 초대한다는 문자였다. 2년 전 선교사를 만났을 때 남겼던 전화번호로 선교사들이 혹시나 하여 초대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문자를 받자 몰몬 집회소에 갔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초대에 응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5월경 교회를 다시 방문할 결심을 했다. 이번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가 아니었다. ‘평생 몸담을 교회’를 찾는 기도 목록에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도 포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 가보기 전에 6개월간 계속해온 그 기도를 다시 한번 드렸다. 교회 문을 들어서자마자 순간 평생 몸담을 교회가 이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따스함과 평화로운 기운이 내 몸을 감싸 안았다. 남녀노소 단정하게 차려입고 하나님 앞에 예의를 갖춘 회원들의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평신도들이 서로 가르치고 말씀을 전하는 것을 보며 하나님 앞에 모든 신도가 평등한 곳임을 느꼈다. 이후에 회복된 복음을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찾던 교회라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 나는 2017년 7월 16일 김정구 형제로부터 침례를 받았다. 6개월 이상 간구한 기도가 마침내 응답된 것이었다.
김정구 형제가 용감하게 입을 열어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에 직접 “와서 보라”(요한복음 1:39 참조)고 권유하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이곳의 진정한 모습은 모른 채, 주변의 편견에 휩쓸려 손가락질했을지 모른다. 직접 교회에 참석하여 복음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침례식도 가보고, 복음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 회원들을 곁에서 봤을 때 비로소 교회의 참모습을 알 수 있었다. 교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밖에서 구경만 하지 말고 “와서 보라”고. 그냥 왔다 갈지언정 와서 한번 보라고 말이다.
침례받고 얼마 후, 하루 서너 잔씩 마시던 고급 커피를 미련 없이 내다 버렸다. 내 영혼을 진정으로 달래주는 것은 한 잔의 커피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회복된 복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