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 남 스테이크 강남 와드 김현승 형제

나와 아내가 결혼한 지 어느덧 7년이 되었다. 청년 시절 대부분의 청년이 그렇듯, ‘영원한 결혼’이라는 것이 쉽지 않기에, 성전에서 결혼할 배우자를 찾고 확신을 얻어 인봉될 때는 마치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통과하게 되면서, ‘영원한 결혼’이 종착지가 아니며, 이제 겨우 새로운 성약의 문을 열고 한 발짝 디뎠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혼한 지 4개월 즈음에, 나는 검진을 통해 갑상선 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하고 가벼운 암이라고 했으나, 신혼 시기의 나와 아내에게는 세상이 무너진 듯 놀랍고도 무서운 소식이었다. 수술 이후 부작용과 합병증으로 아주 힘들었지만, 그것은 고통이라기보다 주님의 치유의 손길을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하는 그분의 사랑의 신호가 되었다. 결국, 복음의 원리가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결혼의 시작에서 나름의 큰 경험을 하고 나자,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보다 훨씬 큰 시련을 겪고 지속적으로 슬기롭게 인내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오랜 기간 자녀가 생기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심각한 고민이었다.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지만, 결국 우리는 최신 의학의 힘을 빌려 마침내 결혼한 지 5년 반 만에 시험관 아기에 성공했다.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렸고, 우리 아이가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헌신하고 몸 바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도드렸다.

그러나 임신 5개월 정도 되었을 때, 의사는 아이의 뇌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몇 번의 검사를 반복했지만 여전히 검사 결과는 불확실했다.

몇 달이 더 지난 어느 날, 내 직장 업무로 아내는 혼자 병원에 가야 했다. 모임 준비로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을 때,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전화를 받았을 때,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여보… 아이의 뇌에서 세 가지 정도 문제가 보이고, 특별한 방법이 없기에 그냥 이렇게 태어날 것 같대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아내가 울먹이고 있었기에 나는, “괜찮아요, 여보. 아직 우리 아기가 태어나지도 않았고, 여전히 기도의 힘은 유효하니까 주님께서 기적을 보여주시도록 열심히 간구합시다. 그리고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해도 우리는 감사하게 주님께 맡기고 최선을 다해 잘 키우기로 했잖아요.”라고 위로했다. 그런 후 머릿속에 떠오른 구절을 인용하여,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욥기 1:21)잖아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사실 내가 말하고도 속으로는 이 구절이 너무나 야속하게 다가왔다. 계속해서 가져왔던 희망이 다시 무너지는 것 같았고, 마치 모든 문제들이 실제로 지금 나타난 것처럼 슬펐다. 마트에서 카트를 한구석에 세워두고 주위를 의식할 새도 없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마구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하나님께 정말 죄송하단 마음이 들었다. 영속적인 기쁨과 행복에 대해 늘 이야기하면서도, 머리로는 알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그것들을 가슴으로 옮기지 못한 채, 새로운 시련을 만나니 너무 쉽게 무너지는 내가 바보 같았다.

다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큰 축복과 행복들을 떠올려 보았다. 구원의 계획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자녀가 생긴다는 말을 들었던 그 날 하나님께 드렸던 간절한 감사 기도를 떠올렸다. 마음에 평안과 위로가 찾아왔다.

혹시나 문제가 지속된다면 미래에 그 아이가 겪어야 할 어려움에 마음이 아프기는 했지만, 이전과 같은 종류의 슬픔은 사라지고 감사와 새로운 소망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이라는 부정적인 질문을, “이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기를 기대하시는지”와 같은 긍정적인 질문으로 바꿀 수 있었고, 주님께서는 지금도 그에 대한 답을 우리 부부에게 주시고 계신다.

지난해 7월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뜻의 이름으로 아들 주원이가 태어났고, 태어나서부터 시작한 여러 검사와 병원 신세를 거쳐오면서도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해부학적인 문제들은 여전하지만, 지금처럼 주님의 손길이 계속되기를 구하며 감사로 하루하루를 채운다. 설령 우리의 기도에 다른 응답을 주시더라도 처음 결심처럼 아내와 함께 주님의 뜻을 찾고, 기쁘게 순종하겠다고 다짐하며 생활하고 있다.

아직 부족함이 가득한 나에게 이런 시간이 없었다면 매일의 욕심과 주님께 드리는 요구사항은 더욱 커지고, 감사와 기쁨 대신 불만과 슬픔이 자리했으리라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본인이나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 고통, 장애 등 여러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주님만을 바라보며 의연하게 이겨내고 웃음 짓는 충실한 분들의 모범에서 배우며 더 큰 존경과 감사를 드리게 된다.

또한 나는 이렇게 복음을 통해서 기쁨을 찾는 것에 더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성도들로 인해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음을 배운다. 나와 아내, 그리고 가족들은 현재를 포함하여 시련과 어려움의 시기마다 주변에서 그리스도의 역할을 하는 ‘작은 구주’들의 도움을 늘 받아 왔다. 그분들은 항상 우리가 복음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사랑을 전해 준다.

나는 이렇게 복음의 정수를 실천하는 성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복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런 성도의 모범을 정말 닮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항상 미소 짓고 싶다. 복음을 더욱 충실히 실천함으로써 다른 분들께도 이 영원한 기쁨을 나누고 싶다.

2016년 10월 연차 대회에서 십이사도 정원회 회장인 넬슨 장로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놓인 환경과는 관계없이 구원의 계획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그분의 복음에 초점을 맞춤을 통해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기쁨과 영적 생존”, 리아호나, 2016년 11월호, 82쪽 참조) 기쁨의 근원이신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사랑한다.

우리 곁에서 미소 지어주시고, 때로는 안쓰러워하시고, 안아 주시고, 품어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구하고 모두 함께 의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기에, 사랑하는 가족 또는 성도들과 함께하고 있기에, 나아가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그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시며 영속적인 기쁨 또한 주실 것을 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