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기고문] 누군가를 기다린 나, 나를 기다릴 누군가

[간증 기고문] 누군가를 기다린 나, 나를 기다릴 누군가

영동 스테이크 성남 와드 이하복 형제

나는 중학교 1학년 시절이었던 1976년, 당시 성남 지부(성남 와드)에서 침례를 받았고, 훌륭한 신권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행복하던 신앙 생활은 결혼 이후 지속되지 못했다. 나는 신앙 밖에서 결혼을 했고, 가족간의 종교적 갈등이 계기가 되어 곧 저활동 회원이 되었다. 아내의 권유로 천주교 신자가 되어 성당에서 신앙 생활을 이어 갔지만, 경제적 어려움, 아내와의 이혼, 우울증, 자살 충동, 건강 문제 등 견디기 힘든 여러 시련과 풍파를 겪었다.

이 교회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감히 돌아올 염치가 없었다. 집 근처의 개신 교회에 다니며 신앙 생활을 새롭게 이어 나갔지만 기독교적 신념에 반하는 사건들을 목격하고 중단하고 말았다. 결국 나는 그곳을 떠나 이곳 예수 그리스도 교회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교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함께 신앙 생활을 했던 분들도 현재 한두 가족만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성도들의 환한 미소, 다정한 인사와 환영이었다. 그들은 내가 마치 돌아온 탕자인 것처럼, 그리고 그들이 탕자를 기다려 온 아버지인 것처럼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꾸준히 교회 안에서 신앙 생활을 해 온 이 성도들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볼 때가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얼굴들이다. 정작 본인들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나는 회원들에게, 그들의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내게 소중한지도 알려 주고 싶다. 또한 이 교회가 요구하는 계명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리고 끝까지 견디려 노력하는 그들이 얼마나 훌륭한 존재인지도 ….

저활동이던 시절, 나를 찾아온 교회 회원들이 있었다. 교회로 다시 나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보여 준 관심을 잊지 않았고, 감사하는 마음도 지니고 있었다. 그 경험과 기억이, 내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길을 잃고 방황하는, 잃어버린 이가 내 주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시련을 겪으면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저활동 회원이 있을 것이다. 어려운 시절, 나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옆에서 그저 이야기를 들어 주고 위로해 줄 형제 자매가 간절했다. 내가 손을 내밀어야 하는 누군가를 외면하거나 잊지 않기를 기도한다. 저활동이던 나를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준 이들이 있었듯이, 나와 다른 성도들 모두가, 우리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