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스테이크 정읍 와드 김진영 자매
대면 교회 모임을 하던 때, 정읍 와드에서는 매월 첫 번째 일요일이면 모임 후 다 같이 모여 대형 스크린을 띄워 놓고 가족 역사 사업을 했다. 모든 회원이 빠짐없이 가족 역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었다. 나 역시 이 활동에 참여했고, 내 차례가 돌아오기 전까지 조상의 족보를 준비해야 했다.
나는 몇 년 전, 고등학생이던 시절에 개종했는데, 나의 가족은 아직 비회원이다. 나는 부모님께 족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종교적인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께 성전과 그곳에서 행해지는 의식을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부모님께서 이해해주시기를 기도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결국 “학교 과제로 족보가 필요해요.”라고 둘러댔다. 다행히 부모님은 기꺼이 전체 족보를 갖고 계시는 친할아버지댁에 나를 데려가 주셨다.
할아버지 댁 창고 안에는 우리 조상의 족보가 가득 들어있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족보를 한 장 한 장 펼치며 어려운 한자로 된 기록을 읽어 주셨는데, 족보에는 우리 가족의 기록도 있었다. 나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족보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 느낌이 새로웠다. 할아버지께서는 몇 시간 동안이나 조상에 관해 설명해 주셨고, 증조할아버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손주 중에 족보를 보고 싶다고 한 것은 내가 처음인지라 족보를 읽어주는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기쁜 미소가 한가득이었다. 과묵하신 줄만 알았던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역시 처음 보았다. 조상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손녀를 보며 기뻐하시는 할아버지를 보니 나도 덩달아 기뻤고, 부모님, 조부모님, 조상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슴이 벅찼다.
족보를 챙겨 돌아오는 길에 나는 용기를 내어 부모님에게 교회의 가족 역사 사업, 성전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을 구원하기 위한 성전 의식에 대해 나눴다. 가족에게 믿음에 관해 나누는 것이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했고, 부모님은 내가 한 말을 받아들이기 조금 어려워하셨지만, 어머니께서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그럼 돌아가신 할머니를 위해 성전이라는 곳에 가서 의식을 받아 봐.”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종교적인 믿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께서 사후에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막연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신 분을 축복하고 구원한다는 이 의식을 내심 반기셨던 것 같다.
나는 가족 중 유일한 회원이기에 혼자 많은 양의 족보 기록을 패밀리트리에 입력하기란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정읍 와드 형제, 자매님들께서 패밀리트리에 족보를 입력하는 일을 도와주셨다. 얼마 후, 나는 성전에 가서 제일 먼저 사랑하는 할머니를 위해 대리 침례와 엔다우먼트 의식을 받았다.
가족 역사 사업에 참여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축복을 받았다. 조상들에 대해 자세히 배웠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뿌리를 이해하게 되자,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비회원 가족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눌 기회를 가졌고, 할아버지와의 유대감도 쌓는 축복을 받았다. 가족 역사 사업을 통해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구원의 계획에 대한 간증이 더욱 깊어졌으며, 잘 준비하여 성전에 가고자 하는 소망은 더욱 커졌다. 이 위대한 가족 역사 사업을 도와준 정읍와드 회원들과 비회원임에도 큰 도움을 주신 부모님,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