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으로 – 역사와 추억의 발자취   

제 8화: 한국어 몰몬경 출간,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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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 2021년 7월

  • 글: 김대연 (한국 교회 역사 고문)
  • 일러스트레이터: 박수경 (한국 교회역사위원회, 일러스트레이터)

 

우리 교회의 종석인 몰몬경 번역을 알리는 국내 유력 일간지 기사, 몰몬경 번역의 필요성, 우리보다 2년 먼저 출간된 중국어 몰몬경의 당시 상황, 왜색 언어 말소라는 우리의 당시 상황 등을 2부로 나누어 살펴본다.

 

1. 일간지에 게재된 몰몬경 출판 기사 (1967. 4. 11)

1. 일간지에 게재된 몰몬경 출판 기사 (1967. 4. 11)
몰몬경 완역을 알리는 조선일보 기사 (1967.4.11)

조선일보』, 1967년 4월 11일 자 5면에는 몰몬경 한국판 완역을 알리는 기사가 실렸다. 세로 읽기라 편의를 위해 아래에 별도로 옮겨 놓았다.

우리 교회와 몰몬경에 관해 다소 부정확한 부분도 있지만, 유력 일간지에 소개된 것으로도 의의가 있다 하겠다.

1956년 4월에 선교사가 이 땅에 도착하고 실로 11년 만에 한국어로 된 “쇠막대”를 갖게 된 것이었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01년에 8월에 최초로 도착한 선교사 일행 중에서 앨마 오 테일러 장로가 영어를 아는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1904년에 번역을 시작, 1909년 10월에 인쇄를 마쳤으니, 5년하고 조금 더 걸렸다.(『Church Almanac』, 2001-2002, 348쪽 참조)

세간의 신문이 어떤 근거를 통해 몰몬경이 반년 만에 완역되었다고 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세상의 많은 일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한 사연들이 있기 마련이고, 한국어 몰몬경 출간도 거기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서 한 저자는 1956년 한국 헌납 당시부터 시작된 몰몬경 번역의 역사를 “희생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압축해 표현하며, 그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바 있다.(『리아호나』, 2011년 10, 12월호, 2012년 1월호 지역 소식 참고) 이와 관련해 2021년 10월에 있을 한국 교회 역사 심포지엄에서 자세히 언급될 기회를 고대한다.


조선일보 1967년 4월 11일 화요일 5면

종교

두 경전 역경*

반년만에 국문판 「몰몬경」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서

말일성도예수 그리스도교의 경서인 「몰몬경」이 국역, 출판되었다. 미국을 주로 해서 세계 2백50만의 교세를 누리는 동교의 교도들은 성서와 몰몬경을 같이 신봉한다. 몰몬경은 기원전 6백년에 이미 미국에 유태족의 이민이 있었으며 그 이민의 일부에 부활한 예수의 재림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서기 4백40년께 배교자들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그동안의 기록이 몰몬이란 예언자와 그의 아들 모라니에 의해 기록되었던 것이다.

이 금동판의 기록이 1830년 뉴욕주 팔미라의 한 언덕에서 계시를 받은 조셉 스미드에 의해 발굴되어 그의 손에 의해 영역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몰몬경은 기원전 6백년부터 서기 4백21년에 이르는 동안 미국대륙에 살았던 니파이 백성과 레이맨 백성들의 기록의 요약이요, 이스라엘 백성의 잔류민인 레이맨인과 이방인들을 위하여 주의 계명과 예언과 계시의 영에 의하여 기록된 것이다.

15서(書)를 8백37면에 담은 이국역 몰몬경은 동교회 한국선교부가 반년에 걸쳐 번역, 보진재인소소에서 만들었다. 동선교부에서는 이 출간을 기념한 조그마한 모임을 지난 5일 서울청운동에 있는 동선교본부에서 베풀었다.

* 여기서 언급된 두 경전은 우리 교회의 몰몬경과 불교의 한글 대장경이다


 

2. 책(텍스트)의 종교 – 기독교

교회 이름에 잘 나타나 있듯이 우리는 후기에 세워진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이다. 그리스도께서 오래전에 세우신 초기 교회와 구별되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많은 면에서 초기 교회의 전통을 따른다. 한 역사가는 그 초기 교회가 지닌 한 가지 특징을 이렇게 적었다.

“대다수 현대인은 신성한 책들, 곧 ‘경전’이 모든 종교의 중심에 놓일 것이라고 전제한다. 하지만 역사 속에 존재했던 수많은 종교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개념은 현대인들이 물려받은 개념이며, 대부분 기독교에서 기인한 것이다.

로마 시대의 종교 환경에서 살펴볼 때 초기 기독교는 ‘책의 종교’였다. 초기 기독교의 예배 관행, 신앙, 행동 규범, 공동체로서의 특징들보다 텍스트의 지위가 더 중요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 초기 기독교를 책의 종교라고 말한 것은 기독교 문헌을 봉독하고, 쓰고, 필사하고, 전파하는 활동이 초기 기독교에서 중요한 위치, 아니 두드러진 위치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다. 이는 고대의 유대교 집단을 제외하면 로마 시대의 종교 집단들 사이에서 매우 이례적인 특징이었다. … 초기 기독교 공동체를 ‘체질적으로 텍스트를 중시하는’ 집단이자 ‘텍스트 공동체’로 묘사하기도 했고, 초기 기독교 운동을 가리켜 ‘텍스트를 마음과 영혼의 중심에 둔’ 운동으로 묘사하기도 했다.”(『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이전에는 없었던 책의 종교”, 래리 허타도 지음, 이주만 옮김, 이와우 출판사, 133쪽)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몰몬경에서 리하이가 라반의 놋쇠판을 얻기 위해 아들들을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냈던 이야기에서도, 또한 림하이 왕이 받은 스물넉 장의 금속판을 고이 간직할 것을 당부했던 사실에서도 이런 책(텍스트)이 갖는 의미를 잘 알 수 있다.(니파이전서 3장, 앨마서 37:21 참고)

3. 경전 번역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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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몰몬경을 힝클리 장로에게 이호남 형제 부부 (1967년)

교회가 예나 지금이나 책(텍스트)을 중요시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영생으로 인도하는 쇠막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다.

“주의 팔이 권능 가운데 드러나 민족들, 이방 나라들 …에 그들의 구원의 복음을 확신시킬 날이 임하느니라.

무릇 그날에 그렇게 되리니, 모든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위하여 그들 위에 내리는 보혜사의 베푸심으로 말미암아, 이 권능에 성임된 자들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방언과 자기 자신의 언어로 복음의 충만함을 듣게 되리라.”(교리와 성약 90:10~11)

복음의 충만함은 표준 경전, 즉 성경, 몰몬경, 교리와 성약, 값진 진주에 들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는 성경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지 않고,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이 권위를 인정한 번역판을 채택하여 사용한다.”(경전 번역: 우리의 마음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 『리아호나』, 2016년 4월호, 23쪽)

이미 한국에서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개역판 성경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으며, 따라서 몰몬경과 교리와 성약(값진 진주 포함)을 번역해야 했다.

선지자 조셉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몰몬경이 … 전 세계의 다른 모든 나라에서도 그 나라의 언어로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게 되기를 바랍니다.”(『선지자 조셉 스미스의 가르침』, 172쪽)

1956년 4월 20일에 최초의 전임 선교사가 도착한 이래로 후기 성도를 위한 경전 출판은 아주 절실한 상황이었다. “선교 사업이 처음 조직될 때에는 언어의 장벽이 큰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그 지역 언어로 된 교회 자료가 없는 경우, 선교사들은 언어를 배워서 영으로 간증을 전해야 한다.” (“모든 방언과 백성에게”, 『리아호나』, 2011년 10월호, 72쪽)
영으로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 그리고 복음을 늘 그렇게 배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대체 언어로 번역된 경전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때도 있다.
“전 세계에는 제2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선교사들이 그 언어로 된 몰몬경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몰몬경이 몽골어로 번역되기 전까지 몽고에 있던 많은 회원은 러시아어로 된 몰몬경을 공부했다.”(“모든 방언과 백성에게”, 72쪽)
이런 상황은 그 당시에도 유효했으며, 1960~1962년에 봉사했던 G. 글레이드 모 장로는 이렇게 증언했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일본어 몰몬경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어 몰몬경이 아직 번역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Korean Mission Journals』, 2004, 59쪽)
36년 동안 일본 강점기를 고려할 때, 일본어 교육이 있었고 북극동 선교부 소속의 선교사도 일본어는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었을 것이며, 상대적으로 젊은 구도자들도 영어 교육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1960~1963년에 봉사한 데이비드 C. 버틀러 장로는 “상대방의 사용 언어에 따라 일본어나 영어 몰몬경을 가지고 가르쳐야 했다.”(『Korean Mission Journals』, 2004, 67쪽)고 증언했다.

 

4. 마음의 언어로: 희생과 노력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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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E. 카 제1대 한국 선교부 회장 (1962-1965) 제임 당시에 많은 생각과 기도 끝에 선교사였던 한인상 장로에게 최종 번역을 맡겼다.

이렇게 상대에 따라 영어 경전과 일본어 경전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영은 언어의 장벽을 초월할 수 있지만, 인간이 몰몬경, 즉 몰몬경의 영과 복음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철저하게 이해하는 길은 모국어로 씌여진 물몬경을 읽을 때 가능하다.”(“제각기 각자가 쓰는 언어로”, 『성도의 벗』, 1997년 6월호, 30쪽)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우리의 영적인 처소라고 할 때, 복음 안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친근함은 지극히 당연한 감정이다. 우리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심신의 자양분을 얻는다. 어머니의 무릎에서 배운 언어로 사랑하는 이들과 대화도 나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마음의 언어이다. 복음이 도달해야 하는 곳이 바로 마음이므로, 우리의 마음의 언어로 경전을 읽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경전은 우리의 모국어, 즉 우리의 마음의 언어로 읽을 때 더욱 강렬하게 마음에 와닿는다.”(“경전 번역: 우리의 마음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 20~21쪽)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경전 번역은 (가장 먼저 번역되는) 몰몬경, 교리와 성약, 값진 진주가 대부분이다. 이 책들이 번역된 언어는 영어, 곧 선지자 조셉 스미스에게 계시된 언어이자 그의 마음의 언어였던 영어이다.”(“경전 번역: 우리의 마음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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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K. 그랜트 장로와 로널드 K. 닐슨 장로 (1962년) 두사람은 1963년과 1964년에 선교 사업을 몇 달씩 연장하며 몰몬경 출간 준비에 힘을 보탰다.

“이런 일[경전 번역과 감수, 개정, 출판]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번역 작업은 대상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유능하고 합당한 사람이 번역사로 근무하도록 부름을 받은 후에라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복음에 대한 탄탄한 배경 지식을 가진 교회 지도자들의 감수도 포함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 그 번역문은 영역판이 담고 있는 영과 의미를 가장 근접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제각기 자기가 쓰는언어로', 30쪽)

이제, 영어 경전에 담긴 영과 의미를 마음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누가, 또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또한 번역 후에 색인을 만들고, 교정하고, 인쇄소와 계약하고, 돈을 지불하고, 과정을 관리하고,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저해 요소를 해결하는 등 그 과정은 실로 간단하지 않다. 초기 교회 역사에서 조셉 스미스도 원고를 잃어버리고, 인쇄소를 물색하고, 경비를 마련하고, 교정을 보면서 거쳐야 할 난관이 적지 않았다.

정리해보면 가장 기본적으로 영어와 복음 지식을 아는 사람과 교회 지도자들의 감수가 필요했다. 1950~1960년대에 우리 교회 공동체를 살펴보면, 번역자 선임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3가지 방안이 가능했을 것이다.

방안 1) 미국인 선교사가 현지 회원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다.

방안 2) 현지(한국) 회원이 미국인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다.

방안 3) 현지의 영어 전문가에게 위탁하고, 미국인 선교사 및 한국인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다.

방안 1)은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유럽을 비롯한 초기 선교지에서 택했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웃 나라 일본이 몰몬경을 번역할 때, 이 방법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십이사도 정원회의 에라스터스 스노우 장로가 관여한 덴마크어 몰몬경(1851년)과 존 테일러 장로가 관여한 프랑스어 몰몬경(1852년)이 그 범주에 속한다.

1971~1972년경, 솔트레이크 교회 본부에서 번역 업무를 직접 관리하기 전까지 현지어 자료의 번역과 출판은 현지에 파송된 선교사 또는 선교부 회장의 주도적 관리 아래 이루어졌다.

선교사들은 전도를 위해 현지어 출판물과 경전이 필요했고, 이를 현지에서 해결해야 했기에 선교사가 현지 언어를 배워 시작해 끝내거나, 도중에 영어를 이해하는 회원 또는 도우미를 만나서 공동 작업을 했다. 방안 3)은 앞의 두 방안에 비해 효율과 실현성이 떨어진다.

(“몰몬경 출간: 제2부 - 한국인의 마음의 언어로”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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