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생활과 비대면 예배: 시련을 통해 축복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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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 스테이크 김포 와드 이은주 자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약 3년 전, 나는 장염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일상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혼자 몇 걸음 떼기조차 어려웠고 항암치료를 위해 오랜 시간 병원에 머물렀다.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돌아오지 않아 빈 침대만 바라보곤 했다.

괴로운 시간 속에서 기도하고 싶었지만,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말하기엔 오랜 기간 교회에 가지 않았다는 민망한 마음이 앞섰다. 나는 중학생이었던 35년 전에 이모의 권유로 침례를 받았지만, 큰 이유도 사건도 없이 저활동과 재활동을 반복하다 최근 8년 정도는 교회를 전혀 찾지 않았다. 병실 옆자리에서, 무교라던 젊은 아가씨가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신앙이 없는 사람도 하나님과 교통한다니 너무 부러웠다.

친동생에게 기적적으로 골수 이식을 받은 뒤에도 고열과 설사로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태가 계속되어 나는 회복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회 회원이신 이모부께서 돌아가시면서 장례식에 모인 김포 와드 회원들이 나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기도와 사랑으로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김포 와드 배판봉 감독님이 방문하셔서 신권 축복을 해 주셨고, 당시 상호부조회 회장이었던 강진영 자매님도 방문하셔서 음식을 전달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나를 교회로 인도해 주었던 이모의 간증을 들으면서, 내가 몰몬경을 읽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독님이 건네주셨던 몰몬경을 옷장 깊은 곳에서 꺼내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그다음날 아침부터, 기적처럼 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전을 읽으라는 권고에 따랐기 때문에 받은 축복인 것 같았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고, 다시 한번 교회에 참석하고 예전처럼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강해졌다. 2020년에 회복되어 가면서, 상태가 더 호전되어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청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감독님을 만나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십일조도 매달 모아두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2020년 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교회가 문을 닫았다.

얼마 후에 배 감독님이 문자로 인터넷 주소를 하나 보내주셨다. 그것은 교회에 참석하게 해 달라고 했던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다. 비대면 온라인 예배가 시작되어 감독님이 보내주신 링크를 통해 8년만에 집에서 예배 모임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화면 속 성도들의 얼굴이 반가웠고 매주 교회 건물에서 만나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늘 예배당 뒷자리에 앉아 있던 예전과는 달리 연사님의 말씀과 예배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주일 학교 교사로 부름받아 복음을 더욱 깊이 연구할 수 있는 축복도 받았다. 매주 영적인 만찬을 취하고 하나님과 교통하며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얻기 시작했다. 성전 추천서를 받고 성전에 갈 날을 고대하게 되었다. 단톡방과 비대면 우정 증진 모임을 통해 회원들과도 가까워졌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지난 3년 동안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배운 여러 결론 중 하나는, 내 인생에서 하나님께 의지하여 극복하는 시련과 혼자서 겪어내야 하는 시련은 그 무게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었다. “… 만일 그들이 내 앞에 스스로 겸손하여 나를 믿는 신앙을 가지면 내가 그들을 위하여 연약한 것들을 강하게 되게 할 것임이니라.”(이더서 12:27) 이 구절처럼, 나는 시련을 통해서 축복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로 매일매일 기적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한 소망에서 출발하여 지금까지 받은 축복을 세며 매 순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